산행후기

2008,01.13 남덕유산 정상 보다 더 좋았던 월성계곡 눈산행

원태산 2008. 11. 5. 14:24

2008,01.13 산행

  • 08.01.14 10:52 씀
  • 다음 주 내내 추위가 강해질거라는데, 오늘은 화창하고 포근함이 아직도 남아 있다.

     

    52명을 실은 태평양호는 정시(08:00)에 출발을 하고 소풍가는 마음은 여전한데

    오늘은 싱글인 것이 마음이 다소 무겁다.

    남강휴게소를 경유하여 영각사 들머리까지는 막힘 없이 가던 버스가 속도를 점점

    늦추더니 급기야 멈춰 버렸다.

    남덕유산을 찾은 등산객의 수가 만만찮다. 부산에서만 열군데, 전국적으로 치면

    50군데 이상은 족히 될 듯한데 산행길의 어려움이 예상 된다.

    가까스로 영각사 입구를 지나 해발 900미터의 남령에 도착(10:45경)하여 신속히 준비, 이동한다.

    낮은 능선의 급경사를 시작부터 만나 5분 정도 올라서니 다소 너른 장소가 보인다.

    발대식을 마치고 출발(11:00).

    앞뒤, 좌우 온통 눈이다. 어떤사람은 보안경(썬글라스)를 안가지고 온 것을 후회 할 정도로 주변이 하얗다.

    등산로 옆의 산죽이며 나무가 눈꽃으로 활짝 피었다. 아주 부드러운 솜뭉치가 가지에, 대나무 잎에 살짝

    올라 서 있듯이 눈꽃의 모습이 아름답다.

    1014봉을 지나 산길은 점점 높아지는데 보이는 풍경은 점점 적막하다. 그 적막함은 깨는 소리.

    와~~ 좋다. 상고대가 보이기 시작한다. 지난주 덕유 향적봉에서 눈꽃은 봤지만 상고대는

    볼수 없었던 탓도 있지만 올 겨울 들어 처음으로보는 것이기에 더 예쁘다.

    눈꽃이 녹다가 다 녹지 못하고 눈과 녹아 흘러 내리던 물이 동시에 얼어 버린, 채 덜익은 상고대와

    완전한 모습의 상고대를 모두 볼 수 있었다.

    낮은 고도(1000미터 이하)는 눈꽃, 중간고도는 덜익은 상고대, 1200미터 이상은 완전한 상고대.

    나무가 얼음으로 철갑을 두루고 키높은 나무는 수정을 주렁주렁 달고 있어 마치 수정 상제리아

    를 보는 듯 하다. 한마디로 환상적인 상고대의 모습이다.

    고도를 점점 높혀 간다. 영각재를 500여 미터 앞 둔 해발 1300 정도 되는 봉우리에 도착 시각은

    발대식후 한시간 반이 조금 넘은 12:35 경. 등산로 보다 다소 넓은 곳에서 점심을 먹는다.

    '식사 후 절대 먼저 출발하지 마세요' 산행대장의 당부를 들으며 냉큼 도시락을 비운다.

    점심을 먹기위해 앉아 있으니 추위가 엄습한다. 먹는 속도가 빠를수 밖에...

    후다닥 해치우고 아이젠을 착용하고 봉우리 끝에서 남덕유 정상을 바라보니.....

    이럴수가~~!  사람이 많을 거라는 것은 예상은 했지만 이정도 일 줄이야.

    세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진 남덕유산의 최정상인 끝봉에서 부터 영각재까지 산행객으로

    꽉 메워 한줄로 널어 선 모습이 거목에 지네가 촘촘이 일열로 붙어 있는 듯하다.

    저 길을 가자면 몇시간을 기다려야 통과 할 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산행대장이 앞서 가지 말라는 이유가 비로소 완전히 밝혀짐 셈이다.

    남덕유산 정상 정복을 포기 하고 새로운 탈출로로 목적지인 황점으로 간단다.

    출발이다(13:15경). 점심식사외에 코스 변경을 위한 협의등으로 식사시간이

    다소 길어졌다. 영각재로 간다. 영각재에서 월성계곡 쪽으로 내려선다.

    원래 등산로가 있었는데 어느해 인가 여름에 산사태가 있었던 이후로 등산로를

    폐쇄 했단다. 하지만 그 길을 잘 아시는 허종수 전임 회장님과 산행대장이

    앞장서서 길을 개척하고 나머지 회원은 뒷따르란다. 내려간다.

    경사가 장난이 아닌데.... 몇차례 발이 눈 속에 빠지고 나니 등산화 속으로

    눈이 들어 온다. 급히 스페치를 찬다. 올겨울 산행에서 처음으로.

    그리고는 신나게 내리막 눈길을 스키를 타듯이, 미끄럼을 타듯이 내려간다.

    환상적인 놀이동산이라고 할까 ! 제대로 된 눈산행을 한다.

    남덕유산 정상을 안간 것이 오히려 더 다행으로 생각 된다.

    내리막 경사가 점점 완만해진다. 저 앞에 등산객들이 지나가고 있다.

    우리가 내려 온 길은 아닌데.....

    아~~ 드디어 월성치에서 내리오는 등상로와 만난 것이다.

    길이 확 넓으지고 평탄하다. 한참을 내려오니 황점 1.2키로미터 남았단다.

    편안히 길을 걸어 내려간다. 작은 개울이 있다. 아이젠을 벗고 씻었다.

    그리고 목적지에 도착(15:00 ). 태평양호 옆에는 벌써 어묵탕을 끓이고 있다.

    근데 아직은 덜 익었다나~~~. 한참을 기다리고 나서 이윽고 "줄을 서시오~!"

    하산주 한잔 캬~~~~

    황점을 출발(16:00경) 함양, 남강휴게소를 경유 부산 도착(19:30경).

    오늘도 무사히 산행을 마쳤다.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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