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후기

2008,11.23 낙동정맥의 중간 침곡산

원태산 2008. 11. 26. 11:32


침곡산으로 가는 계곡이 바늘 처럼 뾰족하다하여 붙여진 이름.

과연 그러했다. 침곡동에서 내침곡을 지나 배실재로 가는 길은 참으로 좁고 뾰족했다.

 

늘 그렇듯이 그시각 그곳에서 출발한 버스는 포항이라는 가까운 곳을 간다는 느긋함을

느끼게 하며 우리를 가북면과 죽장면의 경계인 성법령에 옮겨 놓았다.(10:30경)

버스가 오덕리 덕동마을을 지나 성법리로 들어서자 고도는 급격히 높아지고

도로는 말띠고개를 연상케 할정도로 갈지자 행보를 거듭한 끝에 해발 650 정도의

성법령에 도착 한 것이다.

산행의 마지막 준비와 발대식을 마치고(10:40경) 길 왼편의 열린 철조망을 지나

가파른 흙길을 올라서자 낙엽(가랑잎)이 수북하다. 

오늘 산행의 즐거움을 채 5분도 되지 않아 흠뻑 느끼게 해 준다.

잠깐 등줄기에 땀이 배이는가 싶은데 어느듯 헬기장이다.(해발 709)

오늘도 산신령께 기도 드리는 모습을 뒷로 하고 선두와의 간격을 좁힐 참으로 나아간다.

가랑잎이 발목을 간지럽힘을 느끼며 오르는데 때론 무릎도 간지럽다.

산행 초입에 이렇듯 즐거운 느낌은 갈수록 귀차니즘으로 바뀌어 간다.

왜냐하면 너무 많은 가랑잎으로 인해 오르막 조차 미끄러워 발을 내딛는 것이 몹시 힘든 탓이다.

그렇게 즐거움과 귀찮음이 교차하고 서너개의 봉을 너머 이제 꽤 오름이 세다고 느낄 때 즈음

사관령에 도착 한다.(11:45경)

과메기, 어리굴젓, 조기새끼조림, 시락국, 찌짐......... 뷔페가 따로 없다.

맛있게 즐겁게 신나게.... 따뜻함을 너머 따가운 햇살과 함께 달콤한 시간을.....

배실재를 향해 내려선다.  내리길에서도 가랑잎은 요주의 대상.

조심 조심 발아래를 살피며 내려간다. 물론 그냥은 아니다. 오르내림이 있다.

드문드문 흙길이 나 있지만 가랑잎은 전체 산행로의 80% 정도를 덮고 있다.

이를 두고 진정 가랑잎 산행이라 해야 할 진대 이말을 지난주 산행(계룡산)에서

이미 사용한 터라 또 쓰기가 민망할 따름이라~!

하지만 어쩌리 진정 가랑잎 산행인 것을....

그러기를 한시간, 배실재에 다닳른다.(해발 470 정도)13:20경.

사관령 내림길에서 가랑잎으로 인해 발목을 다친 회원님을 비롯 몇몇 분은 덕동으로 내려간다.

나의 사랑스런 후배인 마지막 후미 회원을 챙겨 침곡산으로 향한다.

오름과 내림은 여전하다. 남서로 향하던 길이 정 서쪽으로 향하는 모습이 눈 앞에 올 즈음에

어디선가 멍멍이 소리가 들린다. 어~! 이게 왠일인가?  이 의문은 곧 물렸다.

해발 600 정도의 정 서쪽으로 향하는 길 위에서 오른쪽 저~~ 아래에

즉, 북서쪽  저 아래 내침곡 깊숙한 곳에 몇채의 민가가 보인다.

사방을 둘러 산으로 채워진 곳에 서쪽으로만 오롯이 외길이 난 외지고 외진 오지에.....

앞으로 갈 길이 훤히 내다 보인다. 침곡산과 용기리 쪽 내림길, 하지만 침곡산은 쉬게 내 주지 않았다.

산행로는 그러고도 수차래 오름과 내림을 반복 하였고 침곡산은 좀처럼 나타나질 않는다.    

성법령에서 배실재까지 너댓개, 그리고 배실재에서 침곡산까지 예닐곱, 합이 여나무개.

오늘 탄 봉우리의 숫자다. 정확치는 않지만...^^.

각각의 봉우리들 위에서 앙상한 가지만을 뻗은채 능선에 늘어선 나무들은, 서쪽으로 기운

햇살 탓에, 아래에서 바라보면  마치 대머리에 몇가닥 남지 않은 성긴 머리카락을 연상시킨다.

그 모습으로 인해 마음 속으로 웃음을 짓는 동안 길은 마지막 푹~ 꺼지는듯 내리막이다.

그리고 한참을 땐 삐알을 올라서야 비로서 오늘의 정상인 침곡산이다.(15:50경)

그냥 갈 수 없으니 어찌하랴? 일배와 한컷을 해야지롱.^ㅜ^.

서낭당골을 향해 내려선지 3~4분 길은 왼쪽으로 90도 꺽고 가파르게 내리막을 형성 한다.

미끄럽다. 조심해야지. 그런데도 발은 저절로 미끄러진다. 한참을 내려서 이름 없는 묘지에서

잠시 숨고르기를 하고 다시 내려서니 이번에는 수많은 무덤과 지그재그로 숲길이 맹그러져 있다.

무덤을 벗삼아 이러쿵저러쿵, 저 밑에 용전저수지가 보이고 내리막의 끝에 도착한다.

임도 아니 비포장 도로가 보이고 왼쪽으로 확 꺽어 가다가 다리쪽으로 오른쪽으로 확 꺽어

포장도로로 나아간다. 그리고는 용기리 막실마을을 지나 기북초교를 눈앞에 둔 다리 목에서

오늘의 산행을 마무리 한다.(16:40경).

17:10경 기북초교 출발 20:00경 부산 도착. 이상.

2008,11.23 산행. 11.24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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