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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ㅣ<히말라야를 걷는 여자>> 날것 그대로의 히말라야 트레킹 194일

원태산 2020. 6. 12.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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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ㅣ<히말라야를 걷는 여자>> 날것 그대로의 히말라야 트레킹 194일

히말라야 트레킹에 대한 정보를 얻고자 인터넷 검색을 하다 보면 한 블로그를 발견할 수 있다. ‘길을 찾는 즐거움’이다. 광고성 정보가 배제된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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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6.12 09:51

 

 

 

 

 

 

 

 

 

이미지 크게보기<히말라야를 걷는 여자> 거칠부 지음. 더숲. 424쪽. 1만8,000원

 

히말라야 트레킹에 대한 정보를 얻고자 인터넷 검색을 하다 보면 한 블로그를 발견할 수 있다. ‘길을 찾는 즐거움’이다. 광고성 정보가 배제된 알토란같은 히말라야 트레킹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이다.

이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이 ‘거칠부’란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는 고영분씨다. 고씨는 39세에 17년간 다녔던 직장을 그만두고 산으로 떠난 인물이다. 네팔 무스탕 사진을 보고 히말라야를 꿈꾸기 시작한 뒤로는 2014년부터 매년 히말라야를 찾았다고 한다. 지난 6년간 6,000km가 넘는 길을 걸었다.

이번 신간 <히말라야를 걷는 여자>는 그가 펴낸 두 번째 책이다. 고씨는 지난 2018년 224일간 네팔 히말라야 구간 2,165km를 트레킹하고 <나는 계속 걷기로 했다>는 책을 펴낸 바 있다.

이번에는 194일 동안 1,783km에 달하는 히말라야 오지를 걸은 이야기를 한데 묶었다. 안나푸르나 3패스를 거쳐 랑탕 간자 라-틸만 패스, 마칼루 몰룬 포카리, 마칼루 하이패스(3콜), 쿰부 2패스 1리, 무스탕 테리 라-사리붕 라, 안나푸르나 나문 라, 잘자라 패스-도르파탄, 하돌포 카그마라 라, 고사인 쿤드 18호수다.

그는 히말라야 트레커들 사이에서 필명 ‘거칠부’처럼 거침없고 솔직한 화법으로 유명하다. 이번 책에서도 이를 유감없이 발휘해 날것 그대로의 히말라야 트레킹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수사적 표현이나 미화를 일절 배제한 채 겪었던 일을 전부 적시했다. 파상이란 셰르파가 자신을 제대로 안내해 주지 않고, 숙소에 도착해선 음식도 주문하지 않자 “너는 나쁜 셰르파야”라고 일갈한 것이나 초오유 베이스캠프로 가는 길을 셰르파가 제대로 설명해 주지 않아 갈등을 겪은 일 등 다루기 불편한 사건들도 그대로 적었다.

그렇기에 책을 읽어나갈 때마다 마치 실제 히말라야를 트레킹 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저 멀리 보이는 호수와 산군, 그리고 흐드러지게 핀 랄리구라스 꽃이 선사하는 아름다운 풍경, 여유를 즐기며 풀을 뜯는 야크와 순박한 마을 사람들이 훤하고, 계획대로 되지 않으면 같이 가슴이 답답해진다. 거창한 사유나 미학적 포장 없이 그저 무심코 걸어 나가는 여정이 때로는 차분하게, 때로는 급박하게 펼쳐진다.

또한 이 책에는 히말라야를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부록 두 가지가 마련되어 있다. 먼저, ‘직장인도 갈 수 있는 네팔 히말라야 오지 트레킹 코스’의 경우, 난이도별로 차근차근 히말라야 오지 트레킹을 도전해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또 다른 부록 ‘거칠부의 네팔 히말라야 오지 트레킹 전체 일정’에서는 작가가 걸었던 길을 따라 걷고픈 독자를 위해 책에 실린 트레킹 코스의 전체 일정, 소요시간, 거리, 걸음 수가 자세히 적혀 있다.

네팔 히말라야 오지 트레킹 전반을 알려 주는 가이드북이자, 바쁜 일상에서 아직 산의 재미를 만나지 못한 독자에게 신선한 재미를 선사하는 여행 에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