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는 초복(初伏)입니다. 초복은 삼복의 첫날인데 하지 후 셋째 경일을 초복, 넷째 경일을 중복, 입추 후 첫 경일을 말복이라 하여, 이를 삼경일(三庚日) 혹은 삼복 이라 합니다. 복날은 열흘 간격으로 오기 때문에 초복과 말복까지는 20일이 걸립니다. 그러나 해에 따라서 중복과 말복 사이가 20일 간격이 되기도 하는데, 이를 월복(越伏)이라고 하지요.
삼복 기간은 한해 가운데 가장 더운 때로 이를 '삼복더위'라 하는데 조선시대 궁중에서는 더위를 이겨 내라는 뜻에서 높은 벼슬아치들에게 빙표(氷票)를 주어 관의 장빙고에 가서 얼음을 타 가게 하였습니다. 복중에는 더위를 피하기 위하여 아이들과 부녀자들은 여름과일을 즐기고, 어른들은 술과 음식을 마련하여 산간계곡으로 들어가 탁족(濯足, 물에 발을 담그는 일)을 하면서 하루를 즐깁니다. 한편으로 바닷가에서는 백사장에서 모래찜질을 하고 복달임(복날에 고기 따위로 국을 끓여 먹는 풍속)을 하면서 더위를 이겨내기도 하였지요.
복날과 널리 퍼졌던 믿음으로는 “복날에 시내나 강에서 목욕을 하면 몸이 여윈다.”는 것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믿음 때문에 복날에는 아무리 더워도 목욕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초복에 목욕을 했다면 중복과 말복에도 목욕을 해야 하는데, 이런 경우에는 복날마다 목욕을 해야만 몸이 여위지 않는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복날 여인들은 계곡물에 머리를 감거나 목욕을 하면 풍이 없어지고 부스럼이 낫는다고 하였는데 이를 ‘물맞이’라고 했습니다. 이러한 물맞이 풍습은 1920년 7월 22일자 동아일보에 “초복날 서대문 밖 악박골(金鷄洞)에 물 맞으러 가는 부녀자들”이라는 기사로 보아 이 무렵까지도 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 경일(庚日) : “甲乙丙丁戊己庚辛壬癸(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의 천간(天干)과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子丑寅卯辰巳午未申酉戌亥)”의 12지지(地支)에서 하나씩 붙여 해(年)와 달(月) 그리고 날(日)을 말하는데 올해처럼 천간의 갑(甲)과 12지의 오(午)가 붙으면 갑오년(甲午年)이 되는 것처럼 날에 경(庚)이 붙은 날을 경일(庚日)이라 한다. 2014년 7월 18일은 셋째 경일로 경인(庚寅)이며, 7월 28일 넷째 경일은 경자(庚子)고, 입추 뒤 첫 경일 곧 8월 7일은 경술(庚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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