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절기

얼레빗, 어제(7/7)는 소서, 이미 가을을 품었어요

원태산 2013. 7. 8. 16:38

 

어제는 24절기의 열한째로 하지와 대서 사이에 든 소서(小暑)였습니다. 하지 무렵까지 모내기를 끝낸 벼는 소서 때쯤이면 김매기가 한창입니다. “소서가 넘으면 새 각시도 모를 심는다.”, “7월의 늦은 모는 행인도 달려들고, 지나는 원님도 말에서 내려 돕는다.”는 속담이 전합니다. 소서가 되어도 모내기를 끝내지 못했다면 새각시건 원님이건 달려들어 도와야 한다는 뜻입니다.
옛 사람들은 소서 때를 셋으로 나누어 초후(初侯)에는 더운 바람이 불어오고, 중후(中侯)에는 귀뚜라미가 벽에 기어 다니며, 말후(末侯)에는 매가 비로소 사나워진다고 하였습니다. 여기서 점점 더위가 극성을 부려가고 있는데 중후에 귀뚜라미가 기어 다닌다고 합니다. 날씨는 더워 견디기 어렵지만 이미 그 가운데는 가을이 잉태하고 있다는 얘기이지요. 섣달 그믐날은 달이 없이 캄캄한 세상이지만 보름달을 잉태하는 날과 같다는 이치입니다.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는 철이므로 채소나 과일들이 풍성해집니다. 특히 음력 5월 단오를 전후하여 시절음식으로 즐기는 밀가루 음식은 이때 제일 맛이 나서 국수나 수제비를 즐겨 해먹지요. 채소류로는 호박이며, 생선류로는 민어가 제철인데 민어포는 좋은 반찬이 됩니다. 또 민어는 회를 떠서 먹기도 하고, 매운탕도 끓여 먹는데 애호박을 송송 썰어 넣고 고추장 풀고 수제비 띄워 먹는 맛은 환상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