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후기

2011.01.16 함양 백운산 1278.6m

원태산 2011. 1. 18. 13:46

1. 개념도 : 2010.11.17  부산일보 [산&산] <279> 함양 백운산:

http://news20.busan.com/controller/newsController.jsp?subSectionId=1010070101&newsId=20101116000233

 

2. 산행경로

대방마을(삼거리)-백운교 못간 왼쪽 포장도로(등산로 시작점)-묵계암-상연대-삼거리-하봉-중봉-정상-1214봉-큰골삼거리(이정표)

-잇단 밧줄-갈림길-백운암-백운교-대방마을: 약 5시간소요(중식 휴식 포함)

3. 하고 싶은 말

이번 겨울 들어 가장 추운날을 받아 찾아간 산.

부산이 96년만의 강추위로 꽁꽁 얼어 붙어 버린 것을 뒤로 하고 백두대간의 한 갈림점인 백운산을 찾은 것은

평소 보기 힘든 상고대를 보기 위함이었다.

결론 부터 말하자면 한길 이상 되는 눈은 원없이 봤지만 상고대는 찾아 볼 수 없었다.

대신 북서풍의 칼바람이 영하 20도의 기온을 영하 40도로 만드는 잊지 못 할 광경을 목격하고

순간적으로 머리가 부셔질 듯 아픈 느낌, 즉 곧 얼기 직전의 상황을 경험 했다는 것이다.

산행경로는 정상을 조금이나마 빨리 보고픈 마음에 부산일보에서 소개한 경로의 역 방향을 잡았지만 결론은 동일.

 

대방마을 삼거리 버스 정류장에서 오른쪽 신촌마을을 가는 도중 백운교 건너기 전 왼쪽의 콘크리트 포장된

두개의 갈림길이 들머리다. 오른쪽은 백운암 방향의 하산길 임으로 왼쪽 상연대 방향으로 간다.

부산의 강추위는 여기서는 느끼지 못 할 정도로 포근함을 느끼며 급경사의 포장길을 약 50분 정도.

묵계암이다. 사람의 인기척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아담한 대웅전이 지은지 얼마 되지 않은 듯하다.

다시 길을 재촉하여 10 여분 포장도를 따라 오르니 막다른 낮은 절벽이 그 끝이고  왼쪽에 철사다리가 보이면서

암자 모양의 절 집이 높직한 자리에서 다소곳 얼굴을 쬐끔 내민다. 

상연대,함양읍 방향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해발 1000m가 넘는 산상에 제비집 마냥 절묘히 얹혀 있다.

고색창연한 상연대와 그 보다 역사가 짧은 듯한 원통보전이 나란히 산아래를 내려다 보고 있는 형상이다.

이제 부터 본격 산행이다. 산길이 미끄럽다. 버티다 버티다 할 수 없어 아이젠을 착용한다.

한 참을 숨을 몰아 쉬니 한고비 넘긴 듯 너른 터에 묘지가 있다. 묵계삼거리. 저 앞에 보이는 것이 하봉?

오른다. 가쁜 숨을 몰아 쉬길 여러번 하봉을 지나 깍아 지른 듯한 바위 봉, 중봉을 바라며 간다.

길이 없을 듯 하더니 그래도 길은 나 있다. 바람이 사정 없이 불어 온다. 두번째 고비를 넘기는가 했는데 중봉이라.

서북의 칼바람이 얼굴을 사정없이 후려친다. 하지만 가야 할 길이 있기에 앞만 보고 나아간다.

그것도 잠시 머리가 깨질 듯이 아프다. 아차~! 더 늦기 전에 두떠운 모자로 갈아 써야 한다.

강추위에 얇은 머리 덮개가 견디질 못 한 것이다. 좀 나았다. 최강 추위를 실감한다.

하지만 이제는 안경이 탈이다. 코와 입에서 나온 수증기, 입김이 안경 렌즈에서 고스란히 얼어버려

앞이 보이지 않는다. 벗고 걷는다. 오로지 앞사람이 밟고 지나간 자리만 보며.(눈에 뵈는게 없다 ^^.)

저 만치 정상의 이정표가 조그맣게 보인다. 그런데 코 앞에 또 다른 정상? 아~~ 전망대다.

서쪽의 전망이 탁월하다. 장안산을 비롯 호남금남의 산들이 머리에 흰 눈꽃을 이고 있다.

남쪽은 중봉에 가렸고 북쪽은 백운 정상에 가렸다. 서쪽은 그나마 다행.

왔다는 흔적을 남겨 본다. 그리고 잠시 후 큼지막한 정상석이 눈에 들어 온다. 정상이다.

큰표지석, 작은표지석, 이정표, 지리산 조망판 등이 너른 터에 여기저기 자리 잡고 있다.

북쪽의 영취산에서 백운산을 지나 남서의 중재를 거처 봉화산으로 가는 백두대간.

오늘 우리는 잠시 백두대간의 한 점(백운산정상)을 스쳐 지나고 있다.

이제 다시 백두대간에서 벗어나 서래봉/원통재 방향으로 간다.

근데 너무 춥다. 잠시 장갑에서 나온 손은 1분도 안되 금새 얼어 버린다.

주능선길의 눈은 사람 키를 견줄만하다. 아니, 키보다 높은 듯하다

능선길이 눈위에 난 길이니 내가 지금 밟고 있는 이 길은 이미 지표면에서 한참을 올라온 높이이고

그 위에 쌓은 높이가 허리에서 키 높이까지이니 짐작이 갈 수 있으리라. 물론 발목에서 무릎 높이도 있다.

길은 거침 없이 내리 꽂고 있다. 걷다가 미끄럼을 타고 급기야 엉덩방아를 찢고...

불어 오는 강풍을 피하면 이내 온도가 올라가는 것을 느낄수 있는데...서래봉 못 미친 하산길 이정표는

가도가도 보이질 않는다. 오르고 내리고 미끄러지고, 다시 오르고 내리고 미끄러지고

1214봉을 포함하여 3개의 봉을 넘어서야 비로소 갈림길. 추위를 간신히 피 할 수 있는 위치로 들어섰다.

이 후 길은 9부 능선을 따라 서래봉 아래를 비스듬히 따라간다. 밧줄이 나오고 이후는 급경사.

또 다시 미끄럼을 탄다. 썰매 없는 눈썰매의 기분이랄까? 암튼 내림길을 나무와의 포응을 피하면서

요리조리, 때론 멈추었다 때론 미끄러졌다 다시 내려가길 수차례... 백운암 2.4km 이정표.

이후 길은 아주 완만하게 변한다. 다시 백운암 2.0km 이정표. 길이 아주 순탄해진다.

큰골 개천을 넘나들며 지겹도록 본 눈을 또 다시 보며 백운암을 들어선다. 산행은 사실상 마무리다.

이 후 길은 포장 도로다. 휴~~~~~! 강추위의 눈산행. 무사히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간다. ^^.

 

4. 추억 그림

대방마을 버스정류소

내가 어디에 있나?

신촌방향

묵계암.상연대 가는 길

묵계암

상연대

상연대에서 묵계삼거리 가는 길

묵계삼거리

하봉(뒤에는 쾌관산-서쪽방향임)

중봉

전망대

정상

 

하산길

서래봉 아래 하산길 이정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