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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도설] 기가토피아 20140522

원태산 2014. 5. 22. 08:55

(중략) 비트(Bit)는 0과1로 표현되는 정보처리의 최소 단위다. 8개의 비트가 묶이면 1바이트(Byte)가 된다. 그러니 1바이트의 표현 정보 개수는 2 8 = 256개. 1 킬로바이트(KB)는 2 10 = 1,024 바이트, 1메가바이트(MB)는 2 20 = 1,048,576바이트, 1기가바이트(GB)는 2 30 = 1,073,741,824 바이트다. 1테라바이트(TB)는 2 40, 1페타바이트(PB)는 2 50 , 1엑사바이트(EB)는 2 60, 1제타바이트(ZB)는 2 70 , 1요타바이트(YB)는 2 80 바이트.
컴퓨터 처리 속도의 증가가 반드시 인간을 행복하게 만드는 건 아닐 터. '속도에서 깊이로'를 쓴 윌리엄 파워스는 "디지털 중독은 개인의 내적인 삶, 가족 등 개인적 인간관계, 고유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는 직원들로 인한 생산성 둔화란 세 가지 문제를 발생시킨다"고 경고했다. 삶을 개선하고 바꾸도록 도와주는 철학적 도구를 '자기의 기술'이라고 한 프랑스의 사상가 미셸 푸코의 말을 빌리자면 디지털 세상에선 자기를 지키는 기술이 필요할 법하다.

'황의 법칙'을 만들었던 황창규 KT회장이 기가급 통신속도를 구현하겠다고 발표했다. 영화 한 편을 10초 만에 내려받는 속도. 이름하여 '기가토피아(GIGAtopia)'다. 3년간 4조5000억 원을 투자해 5대 융합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빠름이 인간의 원초적 욕망이긴 하지만 영화를 빨리 다운받는다고 자동적으로 행복해질지는 의문. 과학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삶을 노예화하는 미래의 암흑사회가 디스토피아(Distopia). 균형 대신 속도만 편애하다가는 자칫 '기가디스토피아'가 오지 않을까 하는 노파심도 슬며시 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