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3.07 운문산 1196m
1. 개념도 (이번 산행은 잘 알려지지 않아 하나의 개념도로 표기된 것이 없어 여러장을 참고 함)
1) 박중영의 사네드레
2) 한국의 산하: http://www.koreasanha.net/map/lsu/map/sanha-Lsu-unmun.htm
2. 산행경로
석골교-석골사-석골폭포(석골사 앞)-청송사씨 묘-함화산-운문산정상-북릉-독수리바위-893봉-
사리암주차장-운문사-운문사버스주차장 : 7시간소요(점심/휴식시간포함)
3. 하고 싶은 말
"운무를 타고 하얀 신선이 내려 오셨다"
천지가 하얗다. 신선은 흰색 말고는 물감이 없었나 보다.
3월 그것도 경칩이 하루 지난날에 눈산행을 할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한 일.
낙동강 다리를 건너며 금정산에 눈이 쌓여 있는 것을 보고 조금 기대는 했지만 이정도일 줄이야~!
하늘은 짠득 찌뿌리고 간간이 눈발이 날리는 가운데 석골교에 하차를 한다.
아스발트 포장길을 따라 20 여분 석골폭포의 물 떨어지는 소리가 요란한 석골사에 도착한다.
산행 들머리인 석골폭포에 이은 용바위(?)를 따라 운문산 서릉을 오른다.
산꾼들이 많이 찾지 않은 탓인지 길이 애매하다. 쌀쌀하다 못해 차가운 날씨가 가슴을 파고 든다.
길은 초입부터 가풀막이다. 숨이 차오르고 땀이 쏟다진다.
해발 400m 정도부터 보이는 눈이 땅을 살포시 덮고 있다. 적설량 1~2cm 정도.
산을 오를수록 적설량은 높아만 간다. 발목까지 눈이 덮일 정도다.
소나무는 하얀 솜을 듬뿍 덮어 쓰고 있다. 그래도 아직은 등 뒤의 사자산(청황산)의 자태가 뚜렷하다.
사씨 묘를 지나 한시간여의 산행은 해발 800m의 높이로 나를 옮겨 놓았다.
나무의 눈은 이미 눈꽃으로 변한 상태. 낮은 표고에서는 나무가지에 그냥 쌓여 있기만
하던 눈이 이제는 바람에 다져져 층층이 쌓인 모습이 제대로된 눈꽃이다.
운무에 시야가 흐리다. 뿌연 안개는 산을 몽한적이고 환상적인 모습으로 연출한다.
오직 눈 앞의 눈꽃과 눈길만이 보이는 상황에서 신비로운 모습의 필름이 돌아가는 느낌이다.
산길에서 흔히 만나는 바위며 나무며 낙엽이며 등이 안개와 눈으로 흐려진 시야에서는
신비로운 장관을 연출 하고 있는 것이다.
한고비를 넘었다 생각 했는데 갈길은 더 험난하다.
하지만 눈꽃은 표고를 높일수록 환상적이고 아름다운 모습을 더해간다.
두번의 고비를 넘고서야 함화산 정점. 표지석은 1107m로 표기 되어 있지만 실제 고도는 1160m 정도.
완만한 사면 길을 따라 5분여 드디어 정상이다. 석골사에서 두시간반, 석골교에서 거의 3시간 거리다.
동으로 가지산, 남으로 사자산, 서로 범봉 억산, 북으로 상운산에서 지룡산까지 뻗어 내린 가지산 북릉.
온통 산으로 둘러 쌓인 영남 알프스의 또 다른 정점인 곳. 신선이 드나더는 구름 문, 운문산.
지금은 운무로 인해 주변의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없어 안타까울 따름이다.
햋볕 없이 추위와 함께하는 눈 밭에서 먹는 점심시간은 무척 길게 느껴진다.
정상에서 딱발재(억산 방향) 가는 길을 따라 50 여 미터를 가다 오른쪽 산죽 사이의 좁은 길로 들어 선다.
이 방향으로 가야만 북릉으로 갈 수 있다. 주의 하시길.
북릉은 오른쪽 심심계곡과 왼쪽 천문지계곡을 가르다 큰골의 운문천에서 그 줄기를 멈춘다.
잘 알려지지 않아 산꾼의 발길이 드물고 왕래가 드문 길이니 만큼 매우 험로이다.
길은 급경사 내리막이다. 두어 곳의 밧줄도 있다. 좁은 산길을 요리조리 급하게 내려 서다보면
눈 앞에 날카로운 바위덩이가 길을 막고 서 있다. 바위덩이 가운데 조그마한 검은 표지석과 함께.
독수리바위다. 생김이 영판 하늘로 날아오르는 독수리 모양이다. 해발 900~1000m 정도(?).
길은 아직도 발이 푹푹 빠지는 눈길이고 경사가 심해 빠짝 긴장하지 않으면 안되는 무척 위험한 길이다.
잠시 신기한 모습의 독수리바위에 정신을 놓았다가 오른쪽으로 난 길을 따라 내려선다.
한동안 계속 되는 급 경사길은 계곡으로 들어서고 있다. 왼쪽 능선 방향으로 올라서니
다소 완만한 길로 변하다 다시 오르막. 893봉 앞의 작은 무명봉. 내려서 다시올라 893봉.
때때로 무릅 아래까지 차오르는 눈길을 내려서 한동안 완만한 경사길을 간다.
'이쪽으로 길 없음, ->방향으로가시오'. "->" 방향으로 한동안 표지깃을 따라 내려가니 길이 없다.
다시 계곡으로 가는 길. 작은 계곡을 건너 왼쪽으로 다시 차고 오른다.
희미한 산길을 발견하고 무작정 따라가 본다. 희미하지만 산길이 그렇게 반가웠던 적이 있었던가.
고도는 점점 낮아지고 낙엽과 눈과 흙이 범벅이 되어 하얀 쌀가루와 팥으로 버무려 놓은 시루떡 재료
같은 길에서 '미꾸라지'를 몇마리 잡다보니 눈의 두께는 점점 얇아지고 기온은 한결 포근해지고 있을 즈음
문득 저~ 아래 주차장이 보이고 그 한참 위 건너편 지룡산 자락의 산중턱에 작은 건물이 보인다.
사리암이다. 길은 사리암 주차장으로 연결 되어 있다.
산행을 시작한지 6시간이 지나 사리암 주차장에 도착 한 것이었다.
소나무와 잣나무로 된 숲 가운데로 포장도로가 나있고 승용차량들이 쉴새 없이 드나든다.
차가 없어면 나무 향기가 너무나도 싱그럽고 고요한 길이건만 유명세에 밀려 그 아름다움이 퇴색된
느낌이라고 할까? 하지만 그래도 좋다. 끝없이 이어지는 숲길이 좋기만하다.
운문사를 지나 그렇게 숲길을 50 여분. 종착지인 버스주차장에 닿는다.
7시간의 대장정을 마무리 하면서 뒤돌아 구름에 가려있는 운문산을 바라본다.
아득하게만 느껴지는 저곳에는 아직도 눈이 쌓여 있고 긴 추억의 터널로 들어서고 있다. 이상.
4. 추억 그림
석골교에서 본 운문산
임란창의 유적지 안내문
석골사 가는 길
석골폭포(들머리:폭포 정점을 가로 질러 오른쪽으로 오름)
석골사 앞
들머리 암릉
낮은 표고의 쌓인 눈
남쪽 사자산(해발 800m 내외)
소나무에 솜 뭉치를 뿌렸나?
눈꽃과 운무, 그리고 환상적 쇼~~!
함화산 정상
정상 가는 길
운문산 정상
독수리바위 가는 길
가지산 방향
범봉 방향
독수리 바위
아래서 본 독수리 바위
독수리바위의 서쪽 방향
무명봉 못 간 암릉에서 본 독수리바위
893봉에서 본 운문산
두아름이 넘는 홍송(금강송/적송/미인송...)
운문사 입구 송림(역시 홍송 입니다. ^^.)